기독교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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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교회 25주년]

 

기독교인의 자세

 

우연히 창밖을 보니 가로수 은행나무의 열매가 노릇하게 익어 가는 것이 보이고 하늘이 유난히 청명하게 보인다. 가을이 깊어 졌는가? 오늘따라 책상의 커피가 향기롭게 느껴지는데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

25주년 교회기념일에 글쓰기 운동을... 그러고 보니 중학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교회에 갔었든 게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데 그로부터 반백년 가까이 되었구나 생각하며, 간단하게나마 저의 의견을 기고하고자 합니다.

 

선친께서 군사혁명 후 직장을 잃어버리고 힘들게 살아가시든 어머님이 의지할 곳이라고는 교회밖에 없어 어린 외아들인 저를 데리고, 아무도 없는 교회에서 기도 드리든 어머님... 이후 살아오면서 저희집안 대부분이 기독교인이 되었고, 불과 몇 년 전 갈릴리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종교에 대한 각기 다른 견해를 갖고 있지만, 우리가족은 대부분 기독교를 믿고 있어 먼 친척까지 모여도 편안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어 큰 은혜라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기술자, 과학자가 많은 집안이라 논리적일 것 같아도 신앙에 대한 믿음은 확실한데 집안의 과학자인 윗분의 말씀이 신앙과 과학이 양립되는 것 같아도 인간이 과학으로 풀 수 없는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우주의 신비이고, 둘째는 생명 탄생의 신비이다. 이는 오로지 하나님만이 그 진실을 아신다. 최근에 생명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만 인간의 힘으로 모든 생물의 탄생원리를 이해하기엔 영원히 어려울 것이고, 이보다도 우주는 인간이 갖고 있는 머리로는 더욱더 이해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신앙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그것이 기독교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동일한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세기적인 과학자도 우주를 무한대라고 표현한 것은 우주를 모르겠다는 의미이고, 영국의 유명한 천체학자는 블랙홀을 설명하면서 우주가 커 간다고 하지만, 그것은 우주를 한정하는 의견이라 우주의 밖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결국, 이는 하나님의 영역이며,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역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판단은 각자의 견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주변의 많은 분들이 독실한 기독교인이지만, 기독교를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떠한 기독교인이냐,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기독교인 인지, 인간성을 올바르게 갖춘 기독교인 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회생활하면서 만난 기독교인 중엔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도 비합리적인 사고와 이기적인 견해로 당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실망할 때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기독교인은 신앙심도 중요하지만 합리적인 사고와 경우 바른 행동이 기독교인이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라 판단합니다.

저도 어릴 적부터 부유하진 않으나 자존심을 갖고 정의로움을 최우선으로 살아야 한다는 선친의 가르침을 잊어본 적이 없이 살아왔지만 그러한 철학이 우리를 물질적으로 잘살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지도층이랄 수 있는 청문회대상자를 보면 부동산, 교육 등의 문제로 불법적인 사람들이 많지요.

사실 대부분의 중산층내지 서민층은 그러한 일을 잘 안하지요. 양심적인 면도 있겠지만 문제될 때 해결방안이 없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반면에 지도층은 그 정도는 충분히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리사회의 지도층 중에는 본받을 만한 분이 많습니다.

제가 잊지 못할 분 중에 학부시절 저의 선친이 돌아가셨을 때 당시 각료이면서 전직 육군 참모총장이셨든 분이 문상을 오셨습니다. 당시 저희형편에 과분하다고 생각되는 분이였죠.

이제는 돌아가신 저희 모친께서 감사의 말씀을 올리자 그분께서 저는 장례식은 큰 인연이 아니어도 찾아뵙고 문상을 드리죠. 하지만 결혼식은 잘 안갑니다. 결혼식은 제가 없어도 즐겁지만 장례식은 위로가 필요하거든요.

그러시면서 자기가 도울 일을 얘기해달라고 갓 20살인 저의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그분은 아직 생존해 계시고, 오늘날 군을 대표하시는 분입니다.

 

무릇 많은 분들이 젊은 시절 고생을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자신의 위치가 좋아지면 다 잊고 자기의 기준에서 세상사를 판단하려고 합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 기독교인들은 무엇보다도 올바른 생활과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30대 초반에 로마의 교황청을 갔을 때에 천재화가인 미켈란 젤로의 그림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림엔 지옥과 천당이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그려져 있었는데 , 그 당시 실존한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 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천국과 지옥의 경계선에 걸쳐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미켈란 젤로 자신을 그린 것이라고 가이드가 설명했습니다. 미켈란 젤로 스스로 판단해 봤을 때 자기 자신을 천당에 그리긴 자신이 없고, 지옥에 자신을 그리기엔 싫어서 중간에 자신을 그려 놓은 것으로 생각된다는 가이드 말에 로마에 방문하면 그 그림을 다시 보게 됩니다.

이렇듯이 천재화가이며 비범한 삶을 산 미켈란 젤로도 신앙적으로 자신 없어 하는 삶을 살았는데 보통사람들이야 어떠하겠습니까?

 

저도 어려웠든 학창시절을 거쳐 인생의 대부분을 대기업에 안주하면서 살았고, 그 당시로는 제가 매우 유능해서 많은 일도 하고 늘그막까지 일을 할 줄 알았는데 10여전 우리나라에 닥친 경제위기에 몇 년 후 원래의 직장을 떠났고, 저와 같은 많은 분들이 생소한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에 전전 하면서 많은 고통과 갈등 속에서 지내왔습니다.

이제 저는 중년을 지나 사업 활동을 머지않아 정리할 시기가 닥아 오지만 우리 같은 세대도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시대의 절정기는 지나버렸고, 사회나 가정이나 대접이 옛날만 못한 것은 거의 비슷할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신세대와 대화를 위해 요즘 유행하는 걸그룹 이름도 알지요. 소시, 카라는 물론이고 에프엑스 , 미쓰에이 등을 알고 시대변화에 적응하려 노력합니다.

 

옛날에 저희가족은 영화를 보면 골든아워에 좋은 훼밀리 식당이었지만, 지금은 토요일 조조할인에 보기위해 7시에 모두 집에서 출발하고, 아침식사를 10분 동안 간단하게 맥도날드에서 하지만, 즐거움과 행복은 지금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아무리 환경이 어려운 그곳에도 나름대로 즐거움과 행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갈릴리교회에서 예배시간 만큼은 평안과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의지를 주시는 시간이었고, 특히, 조그마한 봉사활동이지만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더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시는 독거노인을 보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라는 하나님의 계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갈릴리 교회는 다른 교회보다 좋은 점을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교회에 많은 관심과 사랑이 많았든 분들이 다른 교회에서 실망하면서 정착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종교의 가치관이 달라 모순된 관행에도 어쩔 수 없이 그곳에 그냥 남아있는 분들을 위해 우리는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면서,

 

비록,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도 하고 잘못도 저지르지만 회개하고 갈등과 싸울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우리의 삶은 정신적으로 훨씬 윤택해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갈릴리 교회의 25주년을 맞아 더욱 성장하고, 다른 교회의 모범이 될 것을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2010년 10월 30일

정 원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