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이 원하는 장로님 (최억주 장로님 임직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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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요즘 어딜 가나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길을 걸으며 정호승시인의 봄길을 떠올렸습니다. 이천년 전 예수님이 봄길의 주인공이 아닐까 싶었고 또한 오늘 임직하시는 장로님께서 예수의 제자로 봄길의 또 다른 주인공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갈릴리공동체와 지역사회와 이 나라를 위해 믿음으로 나아가며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희망을 갖고 용기를 주는 길을 걸어오셨고 또 앞으로도 더 힘차게 걸어가실 테니까요. 존경하는 장로님 임직을 축하드립니다.

몇 년 전 장로님께서 교육부서의 교육위원장을 하시면서 장로님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각 부서의 예배를 일일이 참석하셔서 정성껏 드리시고 교사회의에도 직접 오셔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여러 가지 행사진행에 도움을 많이 주셨죠. 거기다가 교사 한 명 한 명에게 선물도 나눠 주셨잖아요. 장로님께서는 정말 교육부서에 관심이 많으시고 교사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계시구나란 생각이 들면서 행복했어요. 지금은 새신자부에서 의욕적으로 활동하시고 사람들을 챙기시는 모습 정말 멋지답니다. 장로님은 무엇을 하셔도 충성하신다는 생각에 젊은 저희들에게 큰 도전이 된답니다. 아마 장로님이 좋아하시는 말씀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를  순간순간 실천하셔서인가 봐요.

성도들에게 물어봤어요. 장로님의 어떤 점이 좋으냐고요.  

성도들을 다정하게 대해주시고 그 사람들의 형편과 처지에 맞게 소리 없이 챙겨주시는 것과 목사님 말씀에 순종하시는 모습, 무엇을 맡으시든지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 갈릴리교회를 사랑하시는 것, 뵐 때마다 환하게 웃어주시고 긍정적인 말씀으로 격려를 해 주시는 것, 가정을 잘 다스리시고 부부간에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들 해요. 저도 동감한답니다. 거기다가 새벽기도회 때 권사님과 나란히 앉으셔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까지 하답니다. 장로님처럼 온유하고 겸손하신 분이 갈릴리교회의 장로님이시라는 것이 우리의 자랑이고 축복입니다.

장로님, 하나님께서 장로님을 통해 이루셨으면 하는 것을 여쭤 본 적 있죠? 그런데 그 내용들이 어쩌면 저희 젊은이들이 장로님께 바라는 것들이랑 일치하는지요. 아, 역시 하나님께서 세우신 장로님이라 다르구나 싶었답니다. 장로님께 몇 가지 바라는 것들을 말씀드려 볼게요.

첫째, 하나님을 더욱 더 사랑하고 십자가의 영성을 지니고 지금처럼 능력 있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십자가와 함께 죽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나 장로님뿐만 아니라 다른 영혼도 주께로 돌아오게 하는 귀한 삶 사시길 바랍니다.

둘째, 목회자를 돕는 장로님, 목회자와 성도가 하나 되도록 애쓰는 장로님이 되어 주세요. 목사님과 함께 꿈을 꾸시면 좋겠어요. 하나님 앞에서 목사님이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장로님이 되어 주세요. 기도로, 물질로, 봉사로 도왔던 초대교회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처럼요.

셋째, 갈릴리교회의 역사와 전통을 지켜나가는 일을 하는 데 구심점이 되어 주세요. 지난 25년 동안 갈릴리 공동체가 지향했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사역을 변함없이 해 나갈 수 있도록 말이에요. 헌금의 50%이상을 선교에 쓴다는 것은 교회의 자랑이면서 공동체에 속한 저희 각자의 자랑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야 천국에서 예수님 만나 드릴 말씀이 많죠.^^ 우리 교회에 예수님으로 오셨던 이주노동자, 홀로 사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북한의 굶주린 아이, 베트남의 가난한 농부, 가나와 캄보디아의 젊은이들과 함께 한 25년처럼 앞으로도 연약하고 힘든 모습으로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더 깊이 사랑하는 갈릴리 공동체가 되도록 이끌어 주시고 격려해 주세요.

넷째, 다양한 연령, 배경의 교인들과 잘 소통하는 장로님이 되어 주세요. 어린 아이를 만나면 어린 아이의 입장에서, 40대를 만나면 40대의 입장에서, 새신자를 만나면 새신자의 입장에서, 취업으로 고민하는 젊은이를 만나면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해 각 지체들간에 의사소통이 활발한, 웃음과 기쁨이 넘치는 교회가 되도록 해 주세요. 성도들을 두려워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섬기며 그들의 필요를 느끼며 도와주는 장로님이 되어 주세요.

마지막으로 어지러운 사회와 역사에 갈릴리교회가 빛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을 기울여 기도하고 섬겨 주세요. 교회 안에 갇힌 교회가 아니라 세상 속의 소금과 빛인 교회, 혼탁한 세상에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는 교회,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 이 시대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변혁하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경건의 능력을 발휘해 주세요.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은 이미 장로님께서 하시고 계신 일들일 것입니다.

장로님 임직을 축하드리며 이 복되고 귀한 자리에서 느끼는 기쁨이 날이 갈수록 더 커지며 장로님과 장로님 가정이 우리 공동체와 지역사회의 아름다운 본보기가 되길 바라며 축복합니다. 결국 하나님이 사랑이시듯 장로님 또한 사랑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정호승시인의 봄길로 끝을 맺을까 합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장로님,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2011년 5월 29일 유희경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