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1. 주일대표기도문

신고
2010. 8. 1. 주일대표기도문 (이순희)

 

늘 은혜와 축복으로 저희들을 돌보아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주님의 은혜와 축복을 마냥 받기만 할뿐, 주님의 말씀을 상기하고 실천하는 일을 게을리해왔습니다. 기도하는 일을 게을리하면서 일이 안 풀린다고 투정만 부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 곤궁한 사람들을 돌봄으로써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에 게으름을 부려왔습니다.

위태롭게 흔들리며 갈라지고 있는 우리 민족과 우리 사회의 평화와 정의와 화합을 도모하는 일은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고 외면해 왔습니다.

주여 이 모든 죄를 참회하오니 용서해주시옵소서.

 

저희는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나지 않아. 나중에 시간이 나면 열심히 해야지.

지금은 돈이 많지 않아.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좋은 데 많이 써야지.

지금은 기도와 말씀에 온전히 바치기에는 마땅치 않은 시간이야. 나중에 적절한 시간을 마련해서 기도하고 말씀을 읽고 묵상해야지.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하지 뭐.

 

이 나중에 하지 뭐 라는 말은 자기 자신에게 달아날 틈을 주는 얄팍한 눈속임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저희는 저희 자신에게 눈을 감아줍니다. 저희는 남들이 작은 실수라도 하면 어떻게 그런 지위에 있는 사람이, 혹은 어떻게 그만큼 나이 먹은 사람이 그런 실수를 하느냐고 비난하는 일은 주저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실수를 돌이켜 반성하고 고치는 일은 주저하는 죄를 거듭해서 저지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는 바람직한 미래를 일구기 위해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뻔뻔하게도 그늘에 몸을 감추고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있긴 하지만 마음속에 꼭 붙들어 매두고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때가 아니야. 나중에. 나중에. 적당한 때가 오면... 하고 미루면서 책임감을 벗어던지려는 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죄를 깨달을 수 있도록 저희를 깨우쳐 주시옵소서.

 

주님께서는 저희에게 필요한 영혼의 양식을 주시려고, 혹은 물질의 축복을 주시려고 미리 부르시지만, 저희는 듣지 않습니다. 각자 할 일이 바빠서, 각자의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저희는 그렇게 쫓기듯 살아가다 주일날 예배 자리에 앉아서 주님이 차려주신 축복을 누립니다. 주님이 저희에게 원하는 것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고 말입니다. 성숙한 신앙인이라면 자발적으로 주님을 만날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인데 말이지요.

늘 준비가 되지 않은 미숙한 모습으로 주님께 의지하기만 하는 저희들의 모습을 반성합니다. 주님의 뜻을 진심으로 깨닫고 몸으로 실천하는 저희들이 될 수 있도록 일깨워주시옵소서.

꼬박꼬박 세 끼니 밥 먹는 것을 잊지 않듯, 매사에 주님의 뜻을 묻고, 늘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실천하는 참된 믿음의 자녀가 되도록 꾸짖어주시옵소서.

게으름 때문에, 혹은 믿음의 부족함 때문에,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저희를 늘 붙들어 주시옵소서.

그 나중이라는 시간, 그 기회가 결코 자신에게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깨우침을 주시는 목사님과 갈릴리 공동체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깨우침을 주시고 갈릴리 공동체 내에서 이런 기회를 쉽게 접하고 실천할 수 있게 배려하시는 것 역시 주님의 한량 없는 헤아림 덕분입니다.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앞에서, 갈릴리 공동체 앞에서 약속드립니다.

저희는 이 땅에서 고달픈 생활을 하면서 뼈저린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는 이주노동자를 위해 기도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저희는 먹을 것 없이 굶주리고 있는 가난한 북녘 동포들을 위해 기도하고 실천하겠습니다.

후손들의 장구한 미래가 달려 있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민감한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국민으로서의 책임을 마다하지 않으며 우리 사회와 후손을 위해서 기도하고 실천하겠습니다.

갈릴리 공동체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적인 기도와 봉사 생활이 갈릴리 모든 신도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묻혀 있는 나중에 하지 뭐 라는 게으름과 변명을 무색하게 만드는 강력한 모범과 힘이 될 수 있도록 주여 도와주시옵소서.

 

부족한 저희들을 이끌어 주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도우시는 보람된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도록 목사님께 건강과 명철을 허락하시옵소서.

각 부서별로 여름 수련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름 수련회에 참여하는 신도들과 이를 위해 헌신하시는 신도들을 보살피시어 주님의 은혜를 절실하게 자각할 수 있는 충전의 기회를 허락해주시옵소서.

열심과 정성으로 일하는 갈릴리 모든 지체들의 활동을 축복해주시옵기를 기원하오며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받들어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