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도원 일일 피정 후기 - 김혜경권사
20분 걸어 가야만 하는 고요한 기도처일 뿐아니라 영성 훈련하기에 적합한 다소 허름한 건물과 환경이었다.
수련회는 여러번 참석 해봤지만 침묵 기도가 중심인 빡신 (?)영성 훈련은 처음이었다. 우선 가부좌로 허리를 피고 고개를 수평으로
심호흡을 하는 자세로 20분 또 20분 와~~고통이었다. 다리는 저리고 허리는 뻐근하고..여기 저기서 몸비트는 소리가 들린다.
주님의 임재를 간절히 바란다.
잡 생각이 떠오르면 주님을 외치면서 마음을 다 잡는다.
마음에 평화가 온다..나의 숨소리가 들린다.
새소리에 빠지면 다시금 주님을 불러 그 분의 임재를 느낀다.
예수기도가 아닌 센터링 침묵 기도.
효과가 뒤늦게 성령의 열매로 나타 난다고 한다.
점심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했다.
사순절 기간이었지만 얼큰한 소고기 맑은 무국이 나왔다.
야외에서의 명상 시간을 주시기위해 담임목사님과 부목사님 전도사님이 설겆이로 섬겨주셨다.
말씀기도 (렉티오 디비나?)는 더 어려웠다.
풍랑을 고요하게 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었다.
풍랑에 떨며 출렁이는 배를 생각하니 티비서 본 세월호 침몰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두렵고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어 말씀기도에서 빠져나오니 졸음이 왔다..
말씀을 떠 올려도 뱅글뱅글 돌뿐 또 졸렸다.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다.
나눔 시간이 왔다.
인도 목사님은 일일이 우리 이야기를 듣고 주무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코치해주셨다.
다시 기도로 상상 속으로 침몰하는 배 안으로 들어갔다. 순전한 단원고 아이들이 보이고 이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을 보았다.
주님을 만나는 순간 눈물이 겉잡을 수 없이 흘렸다. 어린 생명들이 죽어가는 곳에 예수님과 내가 있었다.
왜 풍랑을 잠잠케 하는 주님이 계셨는데 어린생명들이 물에 잠겨야만 했나요? 원망의 눈물로 주님께 따졌다..
그러나 거기에 함께 계셨다니 큰 위로가 되었고 나의 아픔으로 느껴졌다.그리고 주님은 내가 생각하는 바다를 잠잠케하는 주님 그 이상되시는 분 임을 깨달았다. 내 생각을 뛰어 넘는 분이었다.
그리고 지난 날 죽음의 절망가운데서도 항상 함께 계셨던 주님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