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작업장학교 시즌2의 두 번째 졸업식이 있습니다.
입학하자마자 곧 바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나면서 정말 '멘붕'에 빠졌던 바로 그 학생들입니다. 그렇지만 멘붕은 잠깐, 탈핵운동을 하는 많은 어른들 사이에서, 그리고 새로운 문명을 준비하는 또 다른 많은 선배들, 어른들 사이에서 조금씩 중심을 잡고 공부하고 일하는 시간을 바쁘게 보냈어요. 여수, 부안, 삼척, 영광, 강정, 완주 등 여러 곳이 이들 마음에 울림을 주던 현장들이고 '사람'들이 계신 곳이지만 아마도 그중에서도 밀양의 어르신들을 마음 깊이 담아 앞으로 살아가는 길에 큰 지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3년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던지요... 그러나 앞으로는 "멘붕"에 빠질 일 없이, 이 많은 일과 사람들을 "시대가 엮어준 인연"으로 받아들이며, 그 인연을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갈 힘을 얻은 학생들입니다.
큰 불이 난 숲에서 작은 힘을 보태며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던, 세상에서 가장 작은 벌새 크리킨디처럼 살아갈 다짐을 했던 학생들이에요. 이제 졸업을 맞이하여 앞으로도 "탈핵"의 문명을 몸으로 먼저 살아내는 일을 점점 더 많이 만들어갈 것이라는 약속으로, 이미 설계수명이 끝났는데도 수명을 연장하자는 논의가 한창인 <월성1호기>에 대한 폐쇄캠페인 - "Bye Bye 월성1호기"에 동참하는 사진을 찍는 것으로 졸업사진을 대신합니다.
(현재 설계수명이 끝난, 지어진지 30년이 넘은 노후원전으로는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두 원전이 있습니다.)
앗참. 졸업식은 3월 1일. 오후 2시부터 진행이 됩니다. 혹시 시간을 내주실 수 있으면 하자센터로 걸음하여 후쿠시마 사고 이후 어떤 배움의 여정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격려도 해주시고 축하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간 이들의 여정에 함께 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의 하나뿐인 친손녀 ( 이은수)는 이 학교 출신이다. 이미 4년전에 졸업하고 홍콩으로 유학 가서
대학을 지난 해 11월에 단과대에서 수석 졸업하였다.
대안학교에 보내는 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지만 지나고 보니 이 할미로서도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1년여 동안 출신학교에서 후배들과 함께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교회 예배 참석은 잘못하고 있지만
갈릴리교회 유아세례 교인임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며 할미에게 늘 미안해 한다.
오는 9월 학기에 연구석사 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다시 해외로 출국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든든한 마음으로 축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