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님의 말씀과 삶1-모세는 떠나도 말씀은 남습니다

신고

#1

다음 주에는 인명진 모세가 최호득 여호수아를 데리고 하나님 앞으로 나오겠습니다.”

630일 담임목사님이 주일예배 설교 말씀을 이렇게 마무리했을 때 교우들은 입으로는 웃음을 지었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몇 년 전부터 갈릴리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한 한 여성 집사는 그동안 실감하지 못했는데 여호수아를 데리고 나오시겠다고 하니 섭섭하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4층 식당에서 점심을 준비하시던 권사님은 여호수아 말씀을 하시니 눈물이 나와 얼굴을 들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담임목사님도 은퇴한다는 것은 27년간 사랑한 애인을 다른 남자에게 뺏기는 기분과도 같다라고 심경을 표현하셨습니다.

#2

예수님이 마르크스나 모택동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 왜 한국의 민중교회에서는 예수님이 쩔쩔 매는가? 어떻게 교회 안에서조차도 예수님은 온데간데없고 마르크스와 모태동이 설치는가?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노동운동을 하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예수라는 깃발을 들고 시작해야 한다.”

담임목사님은 2010년 갈릴리교회 임직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갈릴리교회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198661일 광야처럼 척박했던 이 땅의 갈릴리에서 첫 예배를 드리고 3의 공동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담임목사님의 목회 방향은 27년동안 일관성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유행하던 사회적 이념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약한 자 힘주시고 강한 자 바르게 하시는 정의의 하나님’,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신 사랑의 예수님을 온 몸으로 고백하고 성령님의 역사하심에 따라 물질적 우상숭배와 불의의 시대를 꾸짖고 하나님의 뜻을 밝히시는 예언자적 소명을 충실히 담당했습니다. 이처럼 27년의 갈릴리교회 역사는 담임목사님과 교우들의 땀과 눈물의 기도가 씨줄과 날줄로 엮어 짜여진 한편의 작품입니다.

#3

“197418일에 긴급조치1호가 발효됐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때 18일쯤 긴급조치 반대 성명을 발표했어요. 아니, 국민이 헌법이 좋다 나쁘다 얘기할 수 있어야 되고 헌법 잘못됐으면 고치자 그런 얘기도 할 수 있어야지요. 그리고 우리가 폭력을 한 것도 아니고 글과 말로 한 것을, 더군다나 민간인들이 한 것을 군인들이 잡아다가 군법회의에 넘겨서 재판을 한다? 그러니까 잘못된 것 아니냐 라고 우리가 긴급조치를 비난했어요. 긴급조치를 비난하면 또 그게 죄가 됩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잡혀가서 한 1년 넘게 징역살이 했어요.”

CBS 정관용씨와의 대담에서 밝힌 대로 담임목사님은 서슬이 시퍼렇던 유신독재 시절에 긴급조치 1호로 구속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말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세상의 권력자가 재갈을 물리려고 하니 제일 먼저 정면으로 돌파한 겁니다. 당시 약관 30세였습니다. 언론에 소개된 기사를 한번 볼까요?

“'긴급조치 1'197418일 재야 민주인사들의 유신헌법 개헌청원서명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선포된 법으로 당시 박정희 정권은 이 조치의 위반자나 비방자는 영장없이 체포구속압수수색해 비상군법회의에서 15년 이하의 징역과 자격정지 등에 처하도록 했다.

김진홍(활빈교회 전도사), 이해학(주민교회 전도사), 김경락(도시산업선교연합회 총무 겸 영등포중앙교회 목사), 이규상(수도권특수선교협의회 전도사), 인명진(도시산업선교연합회 목사), 박윤수(창현교회 전도사) 등 젊은 성직자 6명은 긴급조치 1호가 시행된 지 열흘만인 1974118일 오전 기독교회관 7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김관석 총무(목사)의 방에 들어가 시국선언 기도회를 열고 선언문을 배포했다. 이후 6명은 중앙정보부에 연행되어 김진홍 이해학 이규상 김경락에게는 징역 각 15, 인명진 박윤수에게는 징역 각 10년이 언도된 바 있다.”

담임목사님은 최근에 이 부문에 대해 무죄확정판결을 받고 "사실 39년 전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우리는 한번도 우리가 유죄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위 사건은 바로 담임목사님이 사회적 목회를 시작한 것을 알리는 종소리였습니다.

#4

담임목사님의 사역은 두 가지였습니다. 이 땅의 민주화와 노동자 등 약자를 섬기신 일이 하나요. 갈릴리공동체를 세우고 섬기신 일이 또 다른 하나입니다. 이 둘은 목사님의 삶에서 분리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담임목사님은 목회 차원에서 갈릴리공동체를 섬기는 일은 마무리하시지만 선교 차원에서 더 큰 갈릴리공동체, 이 한민족과 지구촌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위해 지금까지 해오셨던 것처럼 또다시 헌신할 준비를 하십니다. 그 새로운 출발에 혹시 도움이 될까봐 담임목사님의 말씀과 삶을 앞으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모세는 떠나도 말씀은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