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주노동자 수련회 보고
감사와 찬송을 드립니다. 외롭고 가난한 이주노동자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
끼며 그들을 사랑해야 될 이유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되었음을 고백합니
다.
예년과는 달리 이번 수련회는 연합예배와 함께 수련회가 시작되어서 하루를 더 추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일 날 혼잡을 피하고 버스예약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사
전 등록제를 실시하였습니다. 총 참석인원은 몽골이 69명, 인도네시아가 9명, 파키스
탄이 6명 그리고 한국이 32명으로 총 116명이 3대 버스에 나누어 탔습니다.
수련회 기간은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이었습니다. 장마가 예상보다 길어져 우려했지
만 수련회 바로 전에 멈추었고 수련회기간동안 따가운 햇살아래 맘껏 수영하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주노동자 수련회는 다른 수련회처럼 많은 프로그램으
로 인한 빡빡한 스케줄이 아닙니다. 각 교회별로 그들 나름대로의 영성훈련을 위한
수련회가 있기 때문에 여름에 있는 연합수련회는 지친 몸과 마음을 휴식할 수 있도
록 많은 시간을 할애를 합니다.
장마 끝에 피서객이 몰려 도로가 막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영동고속
도로가 뻥 뚫려 평소보다도 덜 막혔습니다. 몇 명이 늦게 오는 바람에 오후 4시가 넘
어서 출발했고 저녁식사를 위해 1시간을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늦지 않게 숙소
에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짐을 정리한 후 모두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첫째 날은 마감되었습니다.
둘째 날 아침에는 각 교회별로 새벽기도회로 모였습니다. 특별히 몽골교회는 많은 숫
자에 비례해 찬양도 뜨겁게 부르고 기도에도 열심을 내었습니다. 갈릴리교우들도 7시
에 새벽기도로 모여 말씀을 듣고 각자 돌아가면서 기도를 나누었습니다. 8시에 아침
식사를 하고 선발대를 필두로 망상해수욕장을 향했습니다. 해수욕장까지는 버스로
약 30분정도 가야 되기 때문에 버스가 아침저녁으로 날라줘야 했습니다. 작열하는 태
양. 하지만 발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바닷물. 한국인 어른들은 물에 잘 들어가지 않
았지만 아이들과 이주노동자들을 그 차가운 물속에서도 끊임없이 놀아 제겼습니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몽골의 힘쎈 장정들이 짓궂게 몽골자매나 한국인 자매 및 목사
님, 집사님들을 들어다가 바닷물에 던져버리는 일은 이젠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만큼 서로간의 친밀하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이날 오전에는 특별
히 모든 참석자들이 바나나보트를 타는 즐거움도 맞보았습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한/몽골 친선 족구대회가 열려 2전 1승 1패로 무승부가 되었습니다. 이날 밤은 각
교회별로 자유로운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할애되어서 각 교회별로 나름대로의 시간
들을 가졌습니다.
팥빙수는 이번 수련회에서 한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로 등장하였습니다. 출발
전부터 팥빙수를 팔아 이번에 구입한 발전기 값을 메꿔야한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습
니다. 한 그릇에 2000원 씩 받아 200그릇을 목표로 열심히 팔았지만 몽골분들의 무관
심으로 결국 한국인들끼리 강매, 무료시식, 내기 등으로 소비되는 행태가 연출되었습
니다. 알고 보니 몽골사람들이 팥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팥빙수 작전 대 실패! 그 이
후로 팥빙수는 1000원에 판매되었고 결국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판매성과를 기록하
였습니다.
셋째 날에는 전날과는 달리 물이 따듯했으며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물놀이하기에도
천막 안에서 휴식하기에도 매우 좋은 날씨였습니다. 몽골 친구들은 여전히 물에 빠뜨
리기 놀이를 즐겼고 모래밭에서 다른 놀이들도 즐겼습니다. 점심식사는 전날과 마찬
가지로 해변까지 배달되어 매우 편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불미스런 사고
가 발생했습니다. 몽골 형제 한분이 바나나보트를 타다가 다쳐 13바늘을 꿰매는 사고
를 당했다. 다행히 전전도사님의 빠른 소독과 지혈로 별 탈 없이 병원으로 갈 수 있
었습니다. 불법체류자라 보험처리가 안 되었지만 보트대여점에서 치료비를 부담해주
었고 환자도 별다른 이상 없이 무사히 돌아와 참 다행이었습니다.
이날 인도네시아 친구들은 설악산으로 권사님들은 묵호항과 동해시내로 관광을 다녀
왔습니다. 저녁에는 연합집회가 있었습니다. 원래는 7시 30분 정도에 시작하려했지
만 여러 가지 악기와 다른 시설의 셋팅, 리허설 등으로 한 시간이나 늦은 8시 30분
에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늦은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몽골 분들이 참석하여
두 손 들고 찬양 드리며 설교시간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모습이 은혜로웠습니다.
밤 10시 쯤 집회를 마치고 campfire와 재미난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연이
어 몽골의 댄스타임이 자연스럽게 시작되었습니다. 김혁중 집사님은 현란한 춤으로
몽골자매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했습니다. 밤 12시쯤 댄스파티는 끝나고 마지
막 밤이 아쉬운 듯 그룹별로 여기저기 흩어져 그들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과연 몇
시에 잤을까?
마지막 날은 어제 늦잠을 잔 관계로 이주노동자들은 새벽기도를 못 한 것 같았고 한
국인들만 7시에 모여 새벽예배를 드렸습니다. 특별히 이날은 권사님들이 참석하셔서
좀 더 은혜스러웠습니다. 아침식사 후 짐을 챙겨 모두들 버스에 올라 9시 30분에 그
곳을 출발하여 문막 휴게소에서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3시 30분에 갈릴리교회
에 도착하였습니다.
화창한 날씨와 뻥 뚫린 고속도로, 넉넉한 숙박시설, 맛있고 풍족한 식사, 예비된 비
치(모래사장)... 모두 다 감사드릴 것뿐입니다. 봉사로 참석하신 모든 갈릴리식구들
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