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요나, 찌아 이야기
하나, 어요나라는 몽골인이 있습니다.
이주선교 10주년 자료집에 글 하나를 올린 여자 분입니다.
한국에서 예수를 믿고 올해는 침례도 받았습니다.
매주 빠지지 않고 열심히 예배를 참석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기계칼날에 왼손 두번째 세번째 손가락이 절단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방문하여보니 참으로 평안한 모습이었습니다.
산재신청을 도와주고 있는데
몽골교회 여자 두분이 병실에 찾아왔습니다.
환자를 위해 햄버거를 사왔더군요.
병실식사가 입맛에 맞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세사람이 만나 이야기하는 모습이 참으로 다정하였습니다.
매일 몽골교우들이 교대로 찾아온다고 합니다.
이런 교제가 환자를 평안하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몽골말이어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들 가운데 사랑이 오고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두 한국에서 기독교인이 된 초신자들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진정한 교제를
실천하고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나도 이런 교제 안에 있어서 좋았습니다.
두번째 방글라데시인 찌아씨 이야기입니다.
찌아는 원래 우리의 50-60년대 사람과 같은 정서를 가졌습니다.
돈벌러 한국까지 온 사람이 인간적인 관계를 무엇보다 중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공장이 힘들면 자기 임금까지 깍을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요즘 우리의 80년대 이후의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8년간 한 공장에서 일하면서 그 공장을 자기 공장처럼,
사장님을 자기 부모처럼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퇴직금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찌아는 8년치 모두를 받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단지 사장님이 자기의 애씀을 생각해주고
공장 형편대로 퇴직금을 주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퇴직금이란 말 때문에
사장은 배은망덕한 놈이라며 싸늘하게 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퇴직금을 적립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월급의 십퍼센트를 깍겠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욕도 하였다고 합니다.
개쌔끼라고
방글라데시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진
그가 이 말에 슬프고 분하였던 모양입니다.
이 말을 할 때는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퇴직금을 꼭 받아야겠다고.
퇴직금사건은 찌아가 500만원 받고는 끝났습니다.
찌아가 없으면 공장이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사장은 찌아를 내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전과 같은 인간적인 관계는 깨어졌습니다.
공장이 더 이상 자기의 공장이 되지 못하고
사장이 더 이상 자기의 부모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달 말까지 일하고 7월 초 한주는 쉬고 싶다고 합니다.
같이 놀러가자고 합니다.
이런 슬픈 이야기 끝에
퇴직금의 일부를
아픈 사람을 위해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어렵게 받은 퇴직금을
일부지만 남을 위해 내놓겠다는
그 마음이 고마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