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 공동기도문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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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땅과 대지는 어머니이신 당신,

당신의 열매와 곡식은 생명이며 양식입니다.

토욜 오후 아내, 딸, 아들... 온가족이 저녁 늦게까지 고구마 수확을 하였습니다.

어제 오늘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약간의 서리가 맺혔더군요. 고구마는 영하로 내려오고 잎이 서리를 많으면, 저장성이 많이 떨어지는 작물입니다.

정말 올해로 두해를 농사로 전업하면서 땅의 신비함을 느낍니다. 도대체 이 생명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겨우네 조용하던 대지가 이제는 새로운 기운으로 넘쳐남니다.

마치 땅은 생명을 품은 어머니의 숨결입니다.

모성에서 잉태되어지는 생명, 그 신비함...이것은 '주님의 섭리이다' 라고 단순이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땅을 통해 하나님이신 당신을 느끼고 교감하게 되는 체험입니다.

때문에 땅을 통해 생명과 양식을 주시는 분은 분명 당신임을 고백합니다.

2. 우리의 욕심과 이기심이 이 땅을 훼손하고 오염시켰지만,

결국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이며, 모두 당신의 일부임을 고백합니다.

세상 만물은 피조물, 우리는 온갖 것들을 다스리라 위임받은 사람???

농 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우리가 자연(nature)을 너무 대상화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도 세상과 자연의 일부인데...

농사도 땅의 순리를 거스리는 것이겠죠. 자연스런 숲의 천이과정을 역행하는 것인 농사!

그렇기에 이를 최소하려는 고민과 노력으로, 저는 출발부터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하려 합니다. 친환경이니 유기농이니...하면서.

그 고민을시작하며 알게 된 첫 사실은 하늘에서 오는 것들이 작물들에게는 최대의 영양분이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힘과 에너지를 지닌 땅... 그 땅의 소득이 결국 우리에게 오지만 우리는 땅에게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순환농사인 것이죠. 우리에게 나온 것을 땅에게 돌려주며, 하늘과 땅에서 온 것들을 우리가 먹으며...

밭에서 나온 것을 퇴비로 다시 돌려주지 못할 때 그것은 쓰레기, 사람에게서 나온 것을 땅으로 돌려주지 못할 때 그것은 썩은 오물이 되겠지요. 이렇게 되지 못한 작금의 세상이 다시금 하나된 순환의 고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면 우리 후세는 더 많은 환경비용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3. 땀 흘려 밭 갈고 씨 뿌리며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이제 풍성한 수확의 열매를 거두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봄부터 부지런하게 열심을 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여름 장마를 지나고 나니 밭에는 작물과 풀이 엉망이더군요.

가을농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하지만 부지런함으로 이를 극복했습니다. 땀흘리고 밭갈고 씨뿌리고...

"열심히 했어","참 잘했어"

그리고 하는 말!!! "오늘저녁 푹 쉬어도 되겠어! 나에게 안식을!!!ㅎ"

결국 고생하여 수확을 맞이하더군요...그리하여...

사실은 수확이 예년만 못하답니다. 이유는 유기농이기 때문에 두더지 피해, 굼뱅이 피해, 또 그 흔한 햇빝 가리개 검정비닐(사실은 농사 환경오염의 주범이죠)을 치지 않은 이유로 많은 소득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나눠먹지 뭐..." 그래 굼뱅이도 나눠먹고, 두더지도 나눠주고...

그럼에도 풍성한 마음의 수확을 주시니 감사!!!

하늘과 땅에서 주신 소산, 세상에서 온 것이 아니고 내 것이 아니듯이,

함께 나누고 섬김으로 풍성한 날 되길 기도합니다.

늘 수확때가 되면 사람이 북쩍북쩍

농사짓는 곳이 고향이라 먼 당숙도 오고, 친척들도 찾아오고...ㅎ 때론 고구마 순이나 수확뒷무리 것들을 가져가겠다며 주위 아주머니분들이 오늘도 많이 모였습니다.

어떻게 수확인 걸 알구!!!ㅋㅋ

나눠줍니다. 좋은 것 귀한 것은 솔직히 아니더라도, 넉넉히는 아니더라도 함께 합니다.

함께 도와주러 오신 장인어른 왈 "이제 고만 가져가라 해라!"

하지만 나눠줍니다.

어짜피 세상으로 사라질 풀들...내것에서 온 것이 아니고, 그래서 내 것이 아니듯이...

부족하지만 이웃과 함께 조그맣게 나마 수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름 하여 추수 감사제...

그 축제는 나름의 규모로, 함께 준비하는 여럿이 있습니다.

바람은...

그 축제는 이웃과 함께 나누고 세상에 대하여 섬김을 다하는 축제 이고자 합니다.

------저희 가족, 그리고 제가...삶에서, 일상에서 고백되길 원하는 기도가, 우리 갈릴리 공동체 공동기도이길 바라며 원문의 기도문을 다시 올립니다.

-----이상린 안정미 하은 명우 가정